1.기업 및 종목 개요
1958년에 설립된 대한민국의 중견 종합건설회사로, 반세기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아파트 브랜드 '레우스(REUS)'를 통해 주택 사업도 영위해왔다. 그러나 2026년 초, 자본잠식과 경영 악화로 인해 두 번째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상장폐지 기로에 서 있는, 말 그대로 존폐 위기에 놓인 기업이다.
주한미군 시설 공사(FED)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으며, 토목과 건축 양 분야에서 꾸준한 실적을 쌓아왔다.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잇따른 공사 계약 해지와 재무구조 악화로 인해 현재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2.비즈니스 모델
동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크게 건축, 토목, 그리고 물류 및 모듈러 주택과 같은 기타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축 부문은 '레우스' 브랜드를 앞세운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 시설과 공공 및 업무시설 공사를 주력으로 하며, 과거부터 이어온 주한미군 관련 공사도 꾸준히 수행해왔다.
토목 사업은 도로, 터널, 교량,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주로 정부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에 집중하여 안정적인 수주를 노리는 전략을 취해왔다. 이는 변동성이 큰 민간 건축 시장을 보완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물류창고 임대업이나 모듈러 주택 제조업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특히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의 장점을 가진 모듈러 공법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했으나, 전사적인 유동성 위기가 발목을 잡으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전에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3.침체의 늪에 빠진 중견 건설업
범양건영의 위기는 회사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중견 건설사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산업 전체의 구조적인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가파른 금리 인상은 공사 원가율을 급격히 끌어올려 '공사를 할수록 손해'인 기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창구가 막혀버린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대형 건설사에 비해 자금력과 신용도가 열위인 탓에 유동성 위기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바로 신규 수주 절벽과 기존 공사 현장의 차질로 이어졌다.
정부의 SOC 예산 변동성과 최저가 낙찰제 위주의 공공입찰 관행 또한 중견 건설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민간 주택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공공 부문이 돌파구가 되어주지 못하면서, 다수의 중견 건설사들이 범양건영과 유사한 재무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4.파란만장했던 60년 건설 외길
1958년 '김공무사'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범양건영은 1980년대까지 주한미군 발주 공사에 집중하며 성장 기반을 닦은, 업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회사로 통한다. 당시에는 일반 대중에게는 생소했지만, 특수 공사 분야에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으며 내실을 다졌고 1988년 증시에 입성하며 본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해외 PF 사업에 무리하게 뛰어들었다가 된서리를 맞고 2011년 첫 번째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흑역사를 겪었다. 이후 M&A를 통해 재기에 성공하고 '레우스'라는 자체 아파트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부활의 날갯짓을 폈으나, 10여 년 만에 다시금 불어닥친 건설업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또다시 법정관리 신세로 전락했다.
두 번의 회생절차는 이 회사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험난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 건설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단면이기도 하다. 한때는 시공능력평가 58위까지 올랐던 중견 건설사의 굴곡진 역사는 시장과 산업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언제든 쓰러질 수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보여준다.
5.회생절차와 상장폐지 갈림길
2026년 3월, 범양건영은 2025년 재무제표 기준 자본잠식률이 302.51%에 달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고 공시했다. 이는 회사의 자산(자본)을 모두 까먹고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상태가 되었다는 의미로, 코스피 시장의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그야말로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 것이다.
경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는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가 급등, 그리고 이로 인한 유동성 제약이 꼽힌다.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정상적인 공사 수행이 불가능해졌고, 이는 총 16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계약 해지로 이어지며 회사의 신뢰도와 재무 상태에 치명타를 입혔다.
현재 범양건영은 법원의 관리하에 회생을 모색하고 있지만,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 자회사 매각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회사를 살려낼 방안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개선기간 종료 후 내려질 거래소의 최종 결정을 숨죽여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6.최근 주주들의 기대 및 우려
[우려] 2026년 1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결정에 따라 상장폐지 가능성이 대두되며 주주들의 근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2025년 3월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거래가 정지된 이후 1년 가까이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그야말로 회사의 존속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이기지 못하고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재무구조는 바닥을 알 수 없는 늪과 같다. 2025년부터 2026년 초까지 총 19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공사 계약들이 연이어 해지되면서 회사의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
[우려]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인한 PF 채무 인수, 유동성 위기 심화, 관급공사 입찰 참가 자격 제한 등 악재가 연달아 터져 나오며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회생절차를 통해 재기하겠다는 회사의 발표가 공허하게 들릴 만큼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7.실적 리뷰
2025년 4분기
2026년 초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2025년 연간 및 4분기 결산 실적의 의미는 사실상 퇴색되었다. 지속적인 영업 손실과 대규모 계약 해지 여파가 반영되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투자자들의 관심은 실적 숫자가 아닌 회생 가능 여부에 쏠려있다.
2025년 3분기까지 누적된 영업 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를 고려할 때, 4분기 역시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을 것이 자명하다. 연말로 갈수록 가시화된 유동성 위기와 PF 채무 인수가 재무제표에 치명타를 입혔을 것이다.
2024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사유가 해소되지 않은 채 맞이한 4분기였기에, 재무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결국 2026년 초 회생절차 신청이라는 막다른 길로 회사를 내몰았다.
2025년 3분기
매출액 128.9억 원, 주당순이익 -123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에 이어 처참한 실적을 보여주었다. 건설 경기 악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성은 바닥을 기었고, 재무 건전성에 대한 적신호는 더욱 짙어졌다.
2025년 11월 14일에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미 크게 부각된 상태였다. 늘어나는 부채와 자본잠식 심화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 시기부터 수주 현장에서의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후폭풍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양질의 수주보다는 외형 확장에 치중했던 과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2025년 2분기
매출액 163.2억 원에 주당순이익은 -943원을 기록하며, 1분기보다 손실 폭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는 어닝 쇼크를 나타냈다. 이는 회사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탄이었다.
상반기 내내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저조한 분양 실적이 원가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되었다. 특히 일부 사업장의 책임준공 기한을 맞추지 못하면서 발생한 채무 인수는 회사의 재무구조를 뿌리부터 흔들었다.
2025년 5월, 2024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에 따라 상장폐지 이의신청을 하고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으나, 2분기 실적은 개선은커녕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2025년 1분기
매출액 364.5억 원, 주당순이익 -325.77원을 기록하며 2025년의 시작부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하며 본격적인 위기의 서막을 올렸다.
2025년 3월, 1200억 원이 넘는 초대형 물류창고 신축공사 계약이 PF 조달 지연으로 해지되는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이는 2023년 전체 매출액을 상회하는 규모로, 회사의 성장 동력에 심각한 내상을 입혔다.
자회사인 범양플로이가 자본금 미달로 5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등 계열사 리스크까지 동시에 불거지며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8.주주 구성 및 지분 변동 히스토리
최근 주주 구성
플라스코앤비(주) 외 특수관계인 (지분율 26.31% 추정): 강병주 대표이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 회사로, 범양건영의 실질적인 최대주주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24년 말 주가 급등 시기에 보유 지분 상당수를 장내 매도하며 지분율이 감소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지분율 12.97%): 2026년 1월, 기존 대출에 대한 담보처분권을 취득하며 주요 주주로 등극했다. 회사의 재무 위기가 불러온 지분 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자사주: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으로, 현재 회사의 재무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에 매물로 출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변동 히스토리
2026년 1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담보권 실행으로 12.97%의 지분을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급부상했다.
2024년 12월, 최대주주 플라스코앤비가 이재명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하자 보유 주식 260만 주(지분율 9.46%)를 장내에서 현금화하며 시장의 빈축을 샀다.
2013년 8월, 플라스코앤비 컨소시엄이 M&A를 통해 회사를 인수하며 법정관리를 졸업시키는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2012년 10월, 법정관리 중이던 범양건영의 채권단이었던 SK건설이 채권의 출자전환으로 인해 14.71%의 지분을 확보하며 일시적으로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9.주요 계열사
(주)범양플로이
공공시장을 중심으로 모듈러 건축 사업을 영위하는 핵심 자회사 중 하나였으나, 모회사의 위기와 함께 흔들리고 있다.
2025년 3월, 2022회계연도 건설업 실질자본금 미달을 사유로 5개월간 건축공사업 신규 계약이 제한되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며 체면을 구겼다.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혁신을 내세웠지만, 모회사의 재무 리스크와 건설업 불황이라는 파도를 넘지 못하고 좌초될 위기에 처해있다.
(주)삼진앤컴퍼니
물류사업 강화를 위해 야심 차게 추진했던 부산 미음동 물류창고 사업의 주체였으나, 계획은 시작도 전에 수포로 돌아갔다.
모회사인 범양건영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해당 부지를 매각하면서, 1237억 원 규모의 물류창고 신축공사 계약도 2025년 3월 해지되었다.
결국 그룹의 신성장 동력이 되기는커녕, 모회사의 유동성 위기만 가중시킨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범양디앤씨(주)
부동산 개발 및 컨설팅을 목적으로 설립된 종속회사로 추정되나,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2026년 1월, 모회사인 범양건영과 함께 동반으로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며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음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모회사의 후광 효과를 기대했겠지만, 결국 모회사의 위기에 함께 휩쓸려 가는 비운의 자회사가 되었다.
10.타사와의 관계
현재 범양건영은 회생절차에 돌입하며 대부분의 외부 기관과 채권-채무 관계로 얽혀있다. 특히 PF 대주단 및 각종 공사 계약의 발주처들과의 관계가 계약 해지 및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며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과거 관급공사를 중심으로 사세를 키워왔으나, 2026년 2월부터 조달청 등으로부터 관급공사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받으면서 공공 부문과의 협력 관계도 사실상 단절되었다.
동종 건설업계 내에서는 뚜렷한 협력이나 경쟁 관계보다는, 건설업계 전반에 닥친 PF 위기와 유동성 경색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11.공시 및 뉴스
2026년 2월: '광주광역시 중외공원 공동주택 신축공사' 등 다수 계약 해지 공시. 관급공사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2026년 1월: 수원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 및 개시 결정. 이로 인해 대표이사가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됨.
2025년 12월: 재무 구조 악화 및 상장폐지 우려에 대한 언론 보도 급증.
2025년 5월: 2024년 사업연도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 발생. 이의신청 후 2026년 4월까지 개선기간 부여받음.
2025년 3월: 1238억 원 규모의 '부산 미음동 물류창고 신축공사' 계약 해지 공시.
2024년 12월: 정치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이상 급등하자 최대주주인 플라스코앤비가 보유 지분을 대량 매도.
2022년: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보였으나, 이때부터 누적된 부동산 PF 리스크가 결국 2025년 위기의 단초가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