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종목 개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와 그 회사가 투자한 주식 포트폴리오 상위 10개 종목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국내 최초의 ETF다. 1965년부터 2022년까지 버크셔 해서웨이가 기록한 연평균 19.8%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국내 증시에서 비교적 쉽게 따라가 볼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단순히 버핏의 투자 종목만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기업 자체에도 27.5%라는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뿐만 아니라, 보험업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사업 구조와 현금 흐름 창출 능력까지 함께 공유하며 장기적인 복리 효과를 노리는 전략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2.기초지수 및 추종 전략
독일의 지수 사업자 솔랙티브(Solactive)가 산출하는 'Solactive Berkshire Portfolio Top10 Index'를 기초지수로 삼는다. 이 지수는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 B 주식(BRK.B)을 27.5% 고정으로 담고, 나머지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분기별로 제출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13F 보고서를 기반으로 상위 10개 보유 종목으로 채워 구성된다.
포트폴리오 복제 방법으로는 실물 완전 복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기초지수를 구성하는 모든 종목을 실제로 편입하여 지수와의 추적오차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투자자는 ETF 1주를 사는 것만으로도 버크셔 해서웨이와 그 핵심 보유 종목들을 실제 소유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얻게 된다.
환노출형 상품으로, 별도의 환헤지를 실행하지 않는다. 이는 투자 기간 중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ETF의 원화 환산 수익률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달러 강세 시기에는 주가 상승과 더불어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달러 약세 시기에는 주가가 오르더라도 환차손으로 인해 전체 수익률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3.주요 편입 종목 및 운용 정보
이 상품을 기획하고 굴리는 주체는 KB자산운용이며, 2024년 2월 27일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총보수는 연 0.01%로 매우 낮은 수준인데, 이는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연금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2026년 1월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버크셔 해서웨이(BRK.B) 외에 애플(AAPL), 뱅크 오브 아메리카(BAC),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XP), 코카콜라(KO), 쉐브론(CVX)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IT, 금융, 필수소비재, 에너지 등 미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산업에 골고루 분산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분배금(배당)은 매년 1월, 4월, 7월, 10월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분기배당 정책을 가지고 있다. 2024년 상장 이후 아직 분배금 지급 이력은 없지만,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우량 기업들이 꾸준히 배당을 지급하는 만큼 향후 안정적인 분배금 흐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4.워런 버핏의 후광, 그 명과 암
이 ETF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워런 버핏'이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이다. 수십 년간 시장을 압도하는 성과를 보여준 살아있는 전설의 투자 방식을 내 연금계좌에서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은, 어떤 화려한 미사여구보다 강력한 마케팅 포인트로 작용한다. 특히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불안한 시기일수록 검증된 대가의 철학에 기대고 싶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든 상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버핏의 그림자가 너무 짙은 나머지, 이 상품이 가진 본질적인 특징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ETF는 버핏의 '현재' 포트폴리오를 추종할 뿐, 그의 '미래' 예측까지 담보하지는 않는다. 이미 버크셔 해서웨이가 대규모로 지분을 편입한 이후에 뒤따라 들어가는 구조이므로, 버핏이 누렸던 초기 진입의 이점을 그대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버핏 이후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금과 같은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부분이다.
결국 이 ETF는 '버핏 따라하기'를 넘어서, 그가 선택한 기업들의 펀더멘털과 경제적 해자에 대한 투자자 스스로의 믿음과 분석이 동반되어야 성공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 버핏의 안목을 빌려오되, 맹목적인 추종이 아닌 비판적인 시각으로 포트폴리오를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5.'괴리율'이라는 숨겨진 복병
2024년 8월, 이 ETF에서 괴리율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되는 이슈가 발생했다. 괴리율이란 ETF의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의 차이를 말하는데, 이 수치가 벌어졌다는 것은 시장에서 ETF가 제 가치보다 비싸거나 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당시 발생한 괴리율 초과는 투자자들에게 단기적인 혼란을 주었으며, 유동성 공급자(LP)의 역할과 시장 안정화 기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괴리율 발생의 주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거래량 부족, 혹은 미국과 한국 증시의 시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 ETF처럼 해외 자산을 기초로 하는 상품은 미국 시장이 열리지 않는 날에도 국내에서는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괴리율이 확대될 수 있다.
비록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이 사건은 ETF 투자 시 수익률뿐만 아니라 괴리율과 추적오차 같은 부수적인 지표들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아무리 좋은 기초자산을 담고 있더라도, 내가 사고파는 가격이 본질 가치와 동떨어져 있다면 만족스러운 투자 성과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ETF의 숨겨진 비용이나 다름없는 괴리율 관리가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