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머노이드, 기술보다 데이터 선점 경쟁
29일 전
중국 휴머노이드 경쟁이 로봇을 잘 만드는 경쟁에서 데이터를 먼저 쌓는 경쟁으로 넘어가는 중임.
세계로봇대회에 참가한 기업만 약 3,000곳, 새로 나온 로봇 모델은 200개 이상이었다고 함. 지난해보다 거의 두 배 늘어난 규모임.
지난해 전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의 97%가 중국산이었고, 이 가운데 70%는 연구나 데이터 수집용이었다고 함. 아직 당장 돈을 버는 제품이라기보다,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움직이고 실패하는 데이터를 모으는 단계에 가까워 보임.
분위기도 달라졌음. 지난해에는 춤과 복싱 같은 볼거리가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생산·물류 현장에 투입된 로봇과 성공률, 연속 작동 시간 같은 숫자를 전면에 내세웠음. 시연용 로봇에서 산업용 로봇으로 넘어가려는 흐름이 보임.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한 곳도 개별 기업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이 함께 만든 국유자본 휴머노이드 플랫폼 부스였다고 함. 로봇 올림피아드와 로봇 운동회까지 같이 열었다고 하는데, 어릴 때부터 로봇을 익숙하게 만드는 장기전으로 보임.
부품 가격도 빠르게 내려가는 중임. 유니트리 휴머노이드는 대당 약 600만 원 수준이고,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관절 액추에이터임.
중국 업체들이 만드는 유성 감속기는 대당 약 10만 원까지 내려왔다고 함. 일본과 독일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임. 정밀도는 하모닉 감속기보다 낮지만,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해 사람 옆에서 일하는 로봇에는 오히려 적합할 수 있음. 테슬라 옵티머스도 유성 감속기로 바꾸는 흐름이라고 함.
정밀한 하모닉 감속기는 하체가 바퀴인 로봇의 상체처럼 더 높은 정밀도가 필요한 곳에 쓰임. 이쪽도 중국 업체들이 일본 제품보다 싸게 만들고 있음.
전기차 경쟁에 지친 부품사들이 공정이 겹치는 휴머노이드 부품으로 넘어오는 점도 변수임. 참여 업체가 늘수록 부품 가격은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큼.
중국의 산업 육성 방식도 현금 보조금 중심에서 지분 투자 중심으로 바뀌는 중이라고 함. 전기차·배터리·태양광에서 현금 보조금이 좀비 기업을 많이 만들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임.
결국 중국은 로봇 한 대를 잘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정부 자본으로 기업을 묶고, 학교와 대회를 통해 사용자를 늘리고, 값싼 부품으로 생산량을 키우면서 데이터를 쌓는 구조를 만들고 있음.
휴머노이드 경쟁의 승부처가 기술 시연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로봇을 현장에 깔고, 얼마나 많은 실패 데이터를 확보하느냐로 이동하는 중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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