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렸을 때 뭘 할 수 있나
2개월 전
비대해진 자아.
확률투자와 확신투자의 차이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확률투자는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포지션의 크기를 조절하고, 반대 근거를 찾고, 판단이 어긋났을 때 빠져나올 준비를 합니다.
반면 확신투자는 자신의 판단을 믿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는 일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게 됩니다. 투자 대상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그 대상을 믿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위 글의 주인공은 저와 정말 각별한 분입니다. 하지만 관계와는 무관하게, 이분의 오랜 투자는 이렇게 끝을 맺었습니다.
제가 위 글을 적은 시점 이후에도 주가는 또 반토막이 났습니다. 사실 그 시점에도 이미 투자에서 의미를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이 투자가 이렇게 막을 내린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보가 부족해서도, 운이 나빠서도 아닙니다. 자신의 판단을 지키는 일이 자산을 지키는 일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확신이 생겼을 때가 아니라, 그 확신이 곧 나라고 느껴질 때입니다.
지금은 무엇을 믿고 있는지보다, 틀렸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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