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지르고 금리 탓하는 트럼프의 협박 경제학
2개월 전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박은 경제정책이라기보다 협박의 언어에 가깝다.
그는 미국의 신용도가 높으니 기준금리도 낮아야 한다고 본다. 개인이나 기업의 대출 논리로 국가의 통화정책을 해석하는 셈이다. 그러나 금리는 신용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물가, 고용, 환율, 금융시장 안정 같은 변수들이 함께 작동한다.
더 큰 문제는 논리의 자기모순이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무역을 끊겠다고 협박하지만, 무역 단절은 공급망 충격과 물가 상승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물가가 오르면 연준은 오히려 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려워진다.
이란 전쟁과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운 뒤, 그 결과를 연준의 책임으로 돌리는 구조도 마찬가지다. 불을 지른 뒤 소방서가 빨리 진압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과 같다.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리면 시장은 금리 인하 자체보다 정치가 통화정책을 좌우한다는 신호에 반응한다. 장기금리와 달러,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가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금리는 대통령의 지시로 낮아지는 가격이 아니다. 정책 신뢰와 물가 안정의 결과다. 트럼프의 협박 경제학은 금리를 내리려는 시도가 오히려 금리를 더 오래, 더 높게 만들 수 있다는 치명적 역설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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