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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채권도 국채 금리를 밀어올릴까?

1개월 전
AI 하이퍼스케일러의 대규모 채권 발행이 글로벌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개별 채권 시장에서 구축 효과가 나타나는지 여부는 굳이 논쟁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오라클의 2055년 만기 채권을 보면, 10억 달러 발행분은 8월 21일 기준 7.67%의 금리로 거래된 반면, 동일한 만기와 조건의 35억 달러 발행분은 7.86%의 금리로 거래됐다. 발행 규모만으로 19bp의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동일한 기업이 발행했고, 만기도 같고, 조건도 같은 채권인데 발행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받는다. 시장이 대규모 물량을 소화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하이퍼스케일러의 채권 발행이 금리를 끌어올리는지 여부를 두고 논쟁의 영역이라고 표현한다. 정부가 대규모 재정적자를 내고 국채를 발행하면 구축 효과가 발생한다고 인정하면서, 왜 민간의 대규모 채권 발행에는 같은 논리를 적용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물론 하이일드나 정크본드처럼 국채와 투자자 풀이 크게 다르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투자등급 회사채는 국채와 상당 부분 같은 투자자 풀을 공유한다. 그렇다면 민간 채권 발행이 급증할 때 국채로 향하던 자금 일부가 회사채로 이동하고, 국채 금리에는 상방 압력이 생기는 것이 자연스럽다. 글로벌 금리 전체를 하이퍼스케일러 채권 발행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동일 기업의 동일 조건 채권에서 발행 규모만으로 19bp의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까지 외면하면서 이를 논쟁이라고 부르는 것은 현실을 지나치게 추상화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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