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보다 틀렸을 때 잃는 걸 보게 됨
1개월 전
확신은 왜 늘 안 해본 사람 쪽에서 나올까
밤에 유튜브 넘기다 보면 이런 영상 자주 보임. 코드 한 줄 안 짜본 것 같은 사람이 “이제는 말로 프로그램 만드는 시대”라고 설명함. 그러다 마지막엔 주목할 종목까지 알려줌. 댓글창엔 “정리 감사합니다”가 가득함.
유료 주식 강의도 비슷함. 예시 차트는 잘 맞은 것들뿐이고, 틀린 사례는 한 장도 없음. 어느 구간에서 크게 물렸는지, 그때 뭘 바꿨는지 같은 이야기는 통째로 빠져 있음. 몇 년 해본 사람이라면 피할 수 없는 실패의 흔적이 없음. 그런데 목소리는 누구보다 단단함.
AI 얘기는 더 심함. 챗지피티 몇 번 써본 경험이 전부인데, 마치 산업 전체를 이해한 것처럼 말함. 어디서 막히는지, 회사에 도입하다 왜 흐지부지되는지는 없음. 대신 “안 하면 도태된다”만 반복됨.
배움에 높이가 없다는 건 앎. 초등학생이 유치원생을 가르칠 수도 있음. 다만 초등학생은 아는 만큼만 말하고,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수강료를 받진 않음.
문제는 지금 아는 척이 가능한 데까지 말하고, 그걸 상품처럼 판다는 데 있음.
이유는 단순한 것 같음. 직접 해보는 일은 느리고 대부분 실패함. 반면 말하는 일은 오늘 밤에도 결과가 나옴. 알고리즘은 조심스러운 사람보다 확신하는 사람을 밀어줌.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는 잘 안 보이고,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는 퍼짐.
그래서 아는 사람은 점점 조용해지고, 모르는 사람만 화면에 남게 됨.
결국 봐야 할 건 그 사람의 확신이 아닌 것 같음. 틀렸을 때 그 사람이 잃는 게 있는지 봐야 함. 영상 하나 묻히면 끝인 사람인지, 자기 돈과 시간까지 걸고 있는 사람인지 봐야 함.
요즘은 내용보다 말하는 사람을 먼저 보게 됨. 실패한 이야기를 하는지, “이건 안 됩니다”라고 말하는 구간이 있는지,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는지 봄.
그중에서도 “그건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제일 믿음 감.
쓰다 보니 나도 좀 찔림. 그래서 기준은 하나만 남겨두려 함.
내가 틀렸을 때, 누가 손해를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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