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GDP는 뛰는데 노동자 몫은 무너진다
1개월 전
앤트로픽이 ‘혁신적 AI 시대의 경제 시나리오’ 보고서에서 꽤 불편한 전망을 내놨다.
AI가 대부분의 지식 노동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극단적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2030년 미국 GDP는 AI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보다 32.4% 늘어난 44조4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상당한 시나리오에서도 GDP는 8.3% 증가한다.
문제는 성장의 크기가 아니라 그 성장의 귀속이다.
극단적 시나리오에서 지식 노동자의 임금은 10% 넘게 하락하고 실업률은 통상적인 경기 침체 수준을 넘어선다. 노동소득의 몫은 현재 60%에서 45.2%로 떨어지는 반면, 자본의 몫은 40%에서 54.8%로 늘어난다.
‘지식 노동자가 힘들면 블루칼라 직업을 가지면 된다’는 말도 충분한 해답이 되지 못한다. 전기 기사나 간호사처럼 AI의 영향을 덜 받는 직종은 임금이 오를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 직종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직업 전환에는 시간과 교육이 필요하고, 사회 전체의 노동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결국 AI 시대의 핵심 쟁점은 GDP가 얼마나 커지느냐가 아니다.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때 그 과실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있다.
거시적으로 노동이 가져가는 파이가 줄어들면,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고 누군가는 임금 삭감을 감수하게 된다. 이런 변화를 개인의 적응력과 각자도생의 문제로만 돌리면 경제적 불평등은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AI 도입을 막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AI로 늘어난 생산성과 부를 어떤 제도와 방식으로 배분할지,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할지 지금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성장률만 보고 환호하기에는, 그 성장의 반대편에 서게 될 사람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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