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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오픈소스를 칼로 쓴다

2개월 전
<오픈소스와 엔비디아의 차도살인> AI 생태계를 보고 있으면 삼국지의 군웅할거가 떠오릅니다. 대부분은 한나라의 부흥이나 천하통일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이해관계는 제각각이었습니다. 황실을 지키려는 충신도 있었고, 황제를 앞세워 권력을 행사하려는 권신도 있었으며, 기회만 보이면 직접 왕이 되려는 세력도 있었습니다. AI 시대의 기업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앤트로픽, 엔비디아, xAI, 아마존, 스페이스X, 네비우스 같은 기업들은 모두 AI의 발전을 말하지만, 그 안에서는 경쟁과 협력, 견제와 주도권 싸움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세력들이 명분 없이 서로의 등에 칼을 꽂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삼국지에서는 외부의 이민족이나 도적떼를 끌어들여 판을 흔들곤 했습니다. 직접 싸우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상대를 압박하는 데는 효과적인 세력을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최근 여름부터 계속 나오던 이야기 중 하나는 ‘적당히 좋은 AI를 더 적은 칩으로 효율적으로 굴리는 세계선’입니다. 이 흐름이 현실이 되면 엔비디아에는 좋을 것이 별로 없습니다. 모델 성능이 일정 수준에서 만족되고, 추론 비용과 칩 효율이 더 중요한 경쟁 기준이 되면 지금처럼 압도적인 GPU 수요가 계속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엔비디아가 주요 고객인 빅테크와 직접 경쟁하는 모양새를 만들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픈소스 진영과 네오클라우드가 새로운 변수로 보입니다. 엔비디아가 이들을 지원해 빅테크의 독점적 영향력을 흔들고, 동시에 AI 연산 수요를 계속 키우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입니다. 칩 보증이나 금융 지원은 군량을 대주는 일과 비슷합니다. 그렇게 키운 세력이 기존 질서에 균열을 내면, 엔비디아는 직접 칼을 휘두르지 않고도 시장의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약탈물이 생긴다면 그 일부를 나눠 갖는 구조도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이 구도가 엔비디아의 의도대로만 흘러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오픈소스와 네오클라우드가 성장하면 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가격 결정력이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외부 세력을 이용해 경쟁자를 견제하는 전략은 언제든 그 세력이 독자적인 군웅으로 성장하는 위험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보이는 움직임만 놓고 보면, 엔비디아는 AI 생태계의 질서를 지키는 쪽이라기보다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다시 짜려는 쪽에 가깝습니다. 지금의 판단으로는 오픈소스와 네오클라우드의 부상은 순수한 탈중앙화의 결과라기보다, 엔비디아가 빅테크와의 정면충돌을 피하면서 판을 흔들기 위해 활용하는 차도살인의 성격이 꽤 강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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