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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종사자] 병목은 칩 밖에 있다

20일 전
AI가 반도체 설계를 빠르게 만드는 시대가 왔지만, 역설적으로 병목은 칩 바깥으로 이동하고 있다. 팻 겔싱어는 숙련된 팀이 AI 가속기 논리 설계를 약 3개월 만에 끝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웨이퍼 제조와 첨단 패키징에 각각 약 3개월이 필요하고, 랙 단위 통합과 소프트웨어 최적화까지 거치면 실제 제품화에는 1년 이상이 걸린다. 설계가 끝나는 시점에는 AI 모델과 워크로드가 이미 달라져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경쟁은 메모리, 연결, 전력, 냉각, 패키징을 얼마나 빠르게 혁신하느냐에 달려 있다. HBM은 현재 최선의 선택이지만 전력과 발열, 비트 밀도에서 구조적 한계가 있다. 강유전체 기반의 새로운 메모리와 연산 장치에 가까이 붙는 아키텍처가 차세대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다만 적층 수가 늘어날수록 수율과 발열 문제가 커지기 때문에, 무조건 많이 쌓는 방식이 정답은 아니다. 연결 방식도 바뀐다. 구리 기반 인터커넥트는 거리와 대역폭이 커질수록 전력과 신호 손실 부담이 커진다. 2028~2029년을 전후로 NPO·CPO 같은 광인터커넥트가 본격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연산과 메모리는 가깝게 통합하고, 외부 I/O는 광학으로 처리하는 구조가 유력하다. 결국 AI 데이터센터의 성장 상한선은 GPU 수가 아니라 전력 공급능력과 냉각능력이 결정한다. 800V DC, GaN, 액체냉각 같은 기술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동시에 인프라는 인간이 정책과 안전 원칙을 정하고 AI 에이전트가 운영을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AI 혁신은 더 이상 반도체 설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메모리와 패키징, 광통신, 전력과 냉각,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동시에 재편되는 시스템 전체의 변화다. 겔싱어가 이를 하드웨어 산업의 르네상스라고 부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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