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종목 개요
엔비디아의 GPU가 AI 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다면, 이 상품은 그 다음 주자를 찾는 투자자들을 위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AI 연산에 최적화된 맞춤형 반도체(ASIC) 시장의 압도적인 강자인 브로드컴과, 그에 얽힌 핵심 공급망 기업들에 통째로 투자하는 액티브 ETF이다. 단순히 브로드컴 한 종목의 등락에만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칩 설계부터 파운드리, 네트워킹 장비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밸류체인 전체의 성장에 올라타는 전략을 구사한다.
상품 이름에 '액티브'가 붙은 만큼, 정해진 지수를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패시브 ETF와는 궤를 달리한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가 시장 상황과 기업 분석을 통해 편입 종목과 비중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며 비교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이는 급변하는 반도체 및 AI 산업의 트렌드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운용사의 역량과 판단이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기초지수 및 추종 전략
이 ETF는 'Factset 브로드컴밸류체인 지수'를 비교지수(Benchmark)로 삼는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성과를 비교하기 위한 기준점일 뿐, 지수 구성종목을 그대로 복제하여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가 아니다. 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지수와 무관한 종목을 편입하거나 비중을 크게 달리 가져갈 수 있는 전형적인 액티브 운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신탁재산의 60% 이상을 미국 증시에 상장된 브로드컴 및 관련 밸류체인 기업들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여기서 밸류체인이란 단순히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를 넘어, 칩 디자인, 반도체 생산, AI 네트워크, 인프라 소프트웨어 등 브로드컴을 중심으로 형성된 거대한 산업 생태계 전반을 의미한다.
액티브 운용의 묘미를 살리면서도 단일 종목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규정상 '브로드컴'이라는 핵심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은 펀드 자산의 25%를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된다. 이는 브로드컴의 주가 변동에 전체 ETF의 운명이 좌우되는 것을 방지하고, 밸류체인 내 다른 유망 기업들을 통한 수익 창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함이다.
3.주요 편입 종목 및 운용 정보
운용 주체는 삼성 계열사로 액티브 펀드에 특화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며, KoAct라는 자체 ETF 브랜드를 사용한다. 투자자가 부담해야 하는 총 보수는 연 0.50%로, 세부적으로는 집합투자업자 보수 0.45%, 지정참가회사 보수 0.01%, 신탁업자 보수 0.02%, 일반사무관리회사 보수 0.02% 등으로 구성된다.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면 이 ETF의 정체성이 명확히 드러난다. 반도체 설계의 중심인 브로드컴을 가장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자체 AI 칩을 설계하는 메타(META), 이 칩들을 위탁 생산하는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 그리고 AI 데이터센터의 혈관과도 같은 네트워킹 장비를 공급하는 아리스타 네트웍스 등 밸류체인의 핵심 플레이어들이 상위권을 차지한다.
2025년 5월 20일에 상장했으며, 순자산총액은 약 192억 원 규모이다. 분배금(배당)은 매년 1, 4, 7, 10월 말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분기 배당 정책을 가지고 있다. 유동성공급자(LP)는 삼성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하여 원활한 거래를 지원한다.
4.제2의 엔비디아를 찾아서
엔비디아 GPU가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데 최적화되었다면, 브로드컴의 주력인 ASIC(주문형 반도체)는 특정 서비스에 맞춰 '추론'을 실행하는 데 특화된 '가성비'와 '효율'의 상징으로 통한다.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서비스에 최적화된 칩을 원하기 시작하면서, 범용 GPU보다는 맞춤 정장 같은 ASIC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 ETF는 바로 이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서 있는 브로드컴과 그 수혜를 함께 입을 기업들을 한 번에 쇼핑백에 담는 것과 같다.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를 견제할 대항마를 찾는 시장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올라타는 전략인 셈이다.
이 상품의 포트폴리오는 단순한 하청업체 모음이 아니다. 브로드컴의 설계도를 현실로 만들어주는 생산기지 TSMC, 브로드컴의 칩이 데이터를 원활히 처리하도록 고속도로를 깔아주는 아리스타 네트웍스, 그리고 아예 자체 칩 설계에 뛰어들어 브로드컴의 핵심 고객이 된 메타까지, 하나의 유기적인 팀처럼 구성되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투자하고 싶지만 제2의 엔비디아를 직접 발굴하기는 부담스러울 때, 유능한 선장이 이끄는 함대에 승선하는 것과 같은 편리함과 안정성을 제공한다. 물론, 그 함대를 이끄는 선장(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순항할 수도, 거친 파도를 만날 수도 있다는 점은 기억해야 한다.
5.투자 시 고려사항 및 이슈
해외 주식형 상품의 숙명과도 같은 괴리율 문제는 이 ETF도 피해 갈 수 없다. 실제로 2026년 3월, ETF의 시장 가격이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보다 2% 이상 낮게 평가되는 괴리율 초과 발생 공시가 뜬 적이 있다. 이는 한국 시장 마감 후 미국 본장에서 발생하는 주가 변동이나, LP(유동성공급자)가 사용하는 해외 선물, 주식 등 헤지 수단의 가격 변동이 즉각 반영되지 못하는 시차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시장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일시적으로 싸거나 비싸게 거래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가급적 iNAV 값을 확인하며 매매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분배금, 즉 배당은 분기별로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이는 이익이 발생했을 때의 이야기이며, 모든 분기에 반드시 지급된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상장 초기이거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분배금이 지급되지 않을 수도 있다. 배당주처럼 꾸준하고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기대하기보다는, AI 반도체 산업의 성장에 따른 시세차익을 주된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이 상품의 성격에 더 부합한다.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막 떠오르는 테마형 ETF인 만큼 장기적인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다는 의견이 많으며, 해외주식형 상품이므로 일반 계좌보다는 ISA 계좌를 활용해 절세 혜택을 챙기는 것이 유리한지에 대한 질문이 자주 보인다.
